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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요시 마사하루, 『이토록 멋진 마을』(2016)

― ‘후쿠이’와 ‘도야마’라는 오래된 미래 ― 저출산, 고령화, 지역불균형, 인구불균형.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이것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에 대한 담론이 이뤄지고 있었다. 매해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고 수정된다. 서울 외 지역 정치인들의 공략집에는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10가지 방안이 실린다. 초등학생들은 백일장에 나가 출산 장려 포스터를 그리고, 신문에선 ‘출산율 역대 최저, 어린이집 폐업속출’이 헤드라인으로 찍혀 나온다. 문제점을 내포한 어휘들은 계속 만들어지지만 실질적 해결방안은 강구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무엇을 하라”고 말하진 않지만 “무엇을 보라”고 말하는 책이 한 권 있다. 후지요시 마사하루의 『이토록 멋진 마을』(201..

2020.10.10

박태원과 제임스 조이스_구보씨와 애러비

EBS 수능특강 교재에 기출문제 자료로 늘 나오던 것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8)』이었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가 따위의 오지선다를 맞추기 위해 몇십번은 읽은 듯도 한데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목적 없이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일지도. 박태원은 1934년에 이 소설을 썼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 아래에 있을 시기이다. 더군다나 1930년대는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이 주가 되던 때이다. 그러한 시기에 박태원이 구보씨를 외출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구보씨를 소요학파의 일원으로 보기엔 다소 염세적인 측면이 있다. 소설 중간중간 구보씨의 의식이 끼어 들어온다. 그가 하는 생각은 하릴없는 놈팡이가 할 법한 것들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싶었지만 가끔 뼈가 있는 말을 던질 땐 문장 하나 건너뛸 수 없었다. 동경엘..

2020.10.06